소현세자의 의문의 죽음에 상상력을 더한 영화 올빼미 제작이야기
이번 주 박스 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올빼미'는 소현세자의 의문의 죽음에 그 실마리를 두고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제작되었습니다. 소현세자의 죽음에 담겨 있는 이야기와 영화 올빼미가 제작된 배경, 등장 배우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1. 소현세자의 의문의 죽음
2. 소현세자의 죽음과 영화 올빼미
3. 영화 올빼미의 소재 주맹증
4. 영화 올빼미의 배우들
1. 소현세자의 의문의 죽음
조선왕조에서 비운의 왕세자로 회자되는 인물인 소현세자는 사도세자와 함께 왕세자였음에도 왕이 되지 못하고 요절한 비극의 주인공입니다. 소현세자와 관련한 가장 큰 의혹인 그의 죽음은 아직도 그가 독살되었다는 주장이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1612년(광해군 4) 1월 4일 인조의 장남으로 태어나 1623년 인조반정으로 부친이 왕위에 오르자 14세의 나이로 세자로 책봉되었고, 병자호란 후 정축맹약에 따라 1637년 2월 8일 아우인 봉림대군과 함께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갔다가 8년 만에 귀국하였지만, 귀국한 지 두 달 만에 사망하였습니다. 오한이 나서 병을 치료받은 지 불과 4일 만이었고, 34세의 젊은 나이였습니다.
공식적인 병명은 학질, 즉 말라리아였습니다. 학질은 대개 모기에 의해 발병이 되는 것으로 오한과 발열이 반복되고 땀과 갈증이 심해지며 주기적인 발작 증세와 함께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 병입니다. 하지만 온대지역의 말라리아는 열대형과 달리 어린이나 노약자가 아니면 급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습니다. 소현세자의 병명이 학질로 진단을 받인 이후 의원들은 그에 적절한 처방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만 세자의 증상은 급격히 나빠져 갔습니다.
이튿날인 4월 25일 세자는 다시 침을 맞았으나, 병세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그다음 날 26일 오시에 창경궁 환경당에서 사망했습니다. 급작스런 죽음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당시 종실이었던 진원군 이세완은 세자의 염습에 참여했다가 시신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발견했습니다.
세자는 본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병을 얻었고 병이 난지 수일 만에 죽었는데, 온몸이 전부 검은빛이었고 이목구비의 일곱 구멍에서는 모두 선혈이 흘러나오므로, 검은 멱목으로 그 얼굴 반쪽만 덮어 놓았으나, 곁에 있는 사람도 그 얼굴빛을 분변 할 수 없어서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과 같았다. - 인조실록 23년 6월 27일-
이러한 인조실록의 기록 한 줄이 영화 '올빼미' 제작의 소재가 되었습니다. 돌연사에 가까운 소현세자의 죽음은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자식의 죽음을 대하는 인조의 태도는 더 의아했습니다. 대신들이 담당 의원이었던 이형익을 국문하여 처벌해야 한다고 여러 번 간청했으나, 인조는 그런 일은 다반사므로 굳이 처벌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례마저 거의 박대에 가까운 수준으로 간소하게 했으며, 그 예법마저도 세자의 지위에 걸맞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2. 소현세자의 죽음과 영화 올빼미
위와 같은 조선왕가의 의문사인 소현세자의 죽음에 새로운 캐릭터를 가미하여 완성한 영화가 '올빼미'입니다. 인조실록의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과 같았다"로 기록된 역사적 미스터리에서 출발하여 낮에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밤에만 희미하게 볼 수 있는 맹인 침술사라는 신선한 설정을 결합해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이는 관객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여 생생하면서도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 가득한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3. 영화 올빼미의 소재 주맹증
'올빼미'는 영화에서 처음 다뤄지는 '주맹증'을 사실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충분한 사전 조사 및 준비 과정을 거쳤습니다. 주맹증이란 밝은 곳에서의 시력이 어두운 곳에서보다 떨어지는 증상으로, 안태진 감독은 안과 의사 자문을 비롯해 류준열과 함께 실제 주맹증을 가진 환자들과 인터뷰하며 '맹인 침술사(경수 역)' 설정을 디테일하게 채웠습니다. 또한 실제 안질환 카페 사람들의 경험담을 수집해 사실감을 높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주맹증에 대한 사실적 묘사를 극대화할 수 있었지만, 이를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은 노련한 제작진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경수'의 시야를 표현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 많은 것을 대보는 등 실험을 진행했고, 살구색 스타킹과 물주머니를 사용하여 뭔가가 보이면서도 답답하고 흐릿한 '경수'의 시야를 표현했습니다. 또한, 판타지 영화처럼 보이지 않게 최대한 광학적인 효과만으로 '경수'가 보는 시점을 표현하려고 CG를 최소화했습니다.
4. 영화 올빼미의 배우들
영화 올빼미에서 연기 인생 처음으로 왕 역할을 선보인 배우 유해진은 얼굴의 미세한 변화부터 행동까지 '인조'의 심리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고심했습니다. 유해진은 극 중 얼굴이 미세하게 떨리는 연기를 특수 분장이 아닌 직접 표현하며 더욱 사실감을 높였습니다.
류준열은 뛰어난 침술 실력을 지닌 맹인 침술사를 연기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한의사에게 침술 지도를 받는 등 꾸준한 연습으로 완벽한 장면을 탄생시켰습니다. 왕실 사람들의 의료를 담당한 어의 '이형익' 역을 맡은 최무성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침을 놓는 손동작과 각도 등 미세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며 연습했습니다.
깊이 있는 인물을 탄생시키기 위한 배우들의 고민도 있었습니다. '최대감'역의 조성하 배우는 묵직한 존재감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끌었습니다. 경수의 조력자인 '만식' 역을 맡은 박명훈은 자칫 무겁게 흐를 수 있는 작품 속에서 관객들이 숨 쉬는 포인트를 만들어 극의 활력을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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